1년 내내 코를 훌쩍이는데 약을 계속 먹기는 부담스러운 사람을 위한 글입니다. 식약처가 인정한 코 관련 건강기능식품 원료는 네 가지인데,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 약과 비교하면 무엇이 낫고 무엇이 아쉬운지 · 먹는다면 뭘 고를지 순서대로 봅니다.
먹는다면 뭘 고를까 — 근거를 확인할 수 있는 쪽 → NVP1703(유산균). 네 원료 중 유일하게 시험 성적이 숫자까지 논문에 공개돼 있습니다.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가 있다 → 삼백초추출물. 증상 설문뿐 아니라 혈액 속 진드기 항체까지 내려간 원료입니다. 알약 개수를 줄이고 싶다 → 삼백초추출물(2정)이나 유산균(1포). 지금 비염 약을 쓰는 중이라면 → 아직 답이 없습니다. 네 원료 모두 약을 끊은 사람만 대상으로 시험했습니다.
2019년부터 식약처가 "면역과민반응에 의한 코 상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라는 기능성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면역과민반응은 알레르기 반응을 말하니, 알레르기 비염의 코 증상을 겨냥한 기능성입니다.
중요한 건 문장이 거기서 끝난다는 것입니다. 낫게 한다, 치료한다, 재발을 막는다는 표현은 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작두콩차나 삼백초차, 쑥부쟁이 나물에는 이 기능성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인정받은 건 특정 회사가 특정 방식으로 만든 원료이고, 그 원료를 정해진 양만큼 넣은 제품만 이 문구를 달 수 있습니다.
비염 임상은 거의 전부 같은 자를 씁니다. 코 증상 점수(TNSS)입니다.
임상시험은 항상 가짜약을 먹는 그룹을 함께 둡니다. 비염은 계절이나 기분에 따라 저절로 오르내리기 때문에, 가짜약보다 얼마나 더 내려갔는지가 그 제품의 진짜 성적입니다. 그 기준으로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막대 길이만 보면 비슷해 보이는데, 여기가 함정입니다. 옆에 적힌 글씨가 더 중요합니다.
· 숫자의 무게가 다릅니다. 뿌리는 약의 숫자는 수십 개 시험, 수천 명에서 같은 결과가 반복됐습니다. 건강기능식품 쪽은 성인 84명 한 번의 시험이고, 아직 다른 연구팀이 재현한 적이 없습니다.
· 참가자가 다릅니다. 약 시험은 증상이 무거운 사람, 건강기능식품 시험은 약 없이 견딜 수 있는 가벼운 사람을 모았습니다. 무거운 증상에서도 같은 성적이 나올지는 시험된 적이 없습니다.
· 움직인 증상이 다릅니다. 뿌리는 약은 네 증상을 모두 줄입니다. 건강기능식품 쪽은 콧물과 코막힘에서 차이가 났고 재채기·코가려움은 가짜약과 구별되지 않았습니다.
이 세 가지를 숫자로 뜯어본 내용은 8장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지금은 "작지만 잴 수 있는 정도"로만 알고 넘어가도 됩니다.
그래서 정직한 한 문장은 이렇습니다. 약을 쓰지 않는 가벼운 비염에서, 4주쯤 뒤에 콧물과 코막힘이 조금 나아지는 정도가 확인된 수준입니다.
같은 코 증상을 다루지만 셋은 서로 다른 일을 합니다. 어느 쪽이 낫다기보다 쓰는 상황이 다릅니다.
| 먹는 알레르기약 항히스타민제 | 뿌리는 약 나잘스테로이드 | 건강기능식품 이 글의 원료 4종 | |
|---|---|---|---|
| 언제 듣나 | 30분~1시간 | 며칠~2주 | 4~6주 |
| 효과 크기 | 중간 뿌리는 약보다 0.86점 낮은 자리 |
가장 큼 가짜약 대비 0.7~1.3점 |
작음 가짜약 대비 1점 안쪽 |
| 코막힘에는 | 약함 가짜약 대비 5~10%만 |
강함 네 증상 모두 20% 이상 |
일부 확인됨 콧물과 함께 움직인 지표 |
| 근거의 두께 | 수십 년, 수만 명 | 수십 년, 수만 명 | 원료마다 다름 숫자가 공개된 건 한 원료뿐 |
| 아쉬운 점 | 졸림·입마름이 올 수 있고, 코막힘은 잘 안 잡힘 | 코 건조·코피가 올 수 있고, 매일 뿌리는 번거로움 | 느리고 작음. 약과 같이 먹었을 때의 데이터가 없음 |
| 이럴 때 쓴다 | 갑자기 심해진 날, 계절에 며칠 | 증상이 계속 심할 때, 코막힘이 주 증상일 때 | 증상은 가벼운데 1년 내내 이어질 때, 약을 매일 먹기는 부담스러울 때 |
표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급하면 약, 심하면 뿌리는 약, 가볍고 오래가면 건강기능식품을 고려해볼 만합니다. 순서를 바꾸면 시간을 잃습니다.
코막힘 때문에 잠을 설칠 정도거나, 한쪽 코만 막히거나, 코피나 냄새를 못 맡는 증상이 같이 있거나, 몇 주째 계속되는 경우입니다. 이건 진료로 원인을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네 원료의 임상은 조건이 비슷합니다. 아래가 맞으면 당신과 비슷한 사람에게서 나온 데이터입니다.
① 성인입니다 (대체로 만 19~65세)
② 연중 계속되는 비염입니다 — 집먼지진드기처럼 1년 내내 있는 알레르기원
③ 증상이 약 없이 견딜 만한 수준입니다
④ 지금 비염 약을 쓰고 있지 않습니다
⑤ 4~6주는 꾸준히 먹을 생각이 있습니다
④가 특히 중요합니다. 네 원료의 시험은 모두 참가자에게 비염 약을 쓰지 못하게 하고 진행했습니다. 스크리닝 3일 안에 항히스타민제를 먹은 사람은 아예 제외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약을 쓰면서 이 원료를 더 먹었을 때 어떤지는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위험하다는 뜻이 아니라 모른다는 뜻입니다. 약을 줄일 목적이라면 임의로 끊지 말고 처방한 곳과 상의하세요.
임신·수유 중이거나 어린이는 네 원료 모두 인정 조건상 섭취 대상이 아닙니다.
제품 목록에는 여섯 줄이 뜨지만 실제 원료는 넷입니다. 어린도두꼬투리추출물이 세 기관 이름으로 각각 인정돼 있어서인데, 국가 연구기관이 개발하고 기업이 기술이전받은 구조입니다.
| 원료 | 무엇이 확인됐나 | 얼마나 먹나 | 근거를 볼 수 있나 | 이럴 때 |
|---|---|---|---|---|
| NVP1703 유산균 2종 · 엔비피헬스케어 |
코 증상 점수, 비염 조절 설문 진드기 항체, 면역 진정 신호(IL-10)까지 |
100억 CFU 하루 1포 4주 |
숫자까지 공개 성인·소아 논문 각 1편 |
근거를 직접 확인하고 시작하고 싶을 때 |
| 삼백초추출물 LHF618 · 위랩 |
코 증상 점수, 코가려움·재채기·코막힘 진드기 항체와 염증 물질(류코트리엔), 꽃가루 피부반응까지 |
450 mg 하루 2정 기간 미확인 |
회사 자료 인체시험 논문 미확인 |
진드기 알레르기가 확인됐을 때 · 알약 수를 줄이고 싶을 때 |
| 쑥부쟁이추출분말 국립농업과학원 |
콧물·코가려움·콧물 목뒤넘김 수면·피로감·집중력까지 함께 평가 |
2 g 1g씩 하루 2회 6주 |
학술지 + 보도 개선율 숫자의 기준선 불명확 |
코 증상 말고 일상 불편이 더 신경 쓰일 때 |
| 어린도두꼬투리추출물 대상웰라이프 · 고려대 세종 · 국립식량과학원 |
코 증상 점수, 삶의 질 설문 단 "개선되는 경향"이라는 표현까지만 공개 |
1 g 하루 3정 6주 |
결과 미공개 2025년 11월 인정 |
지금은 권할 근거가 부족합니다 |
첫째, 숫자가 공개된 원료인가. 지금 기준으로 NVP1703만 "가짜약보다 몇 점 나았다"가 논문에 적혀 있습니다. 나머지는 "개선됐다"까지만 공개돼 있어서, 얼마나 개선됐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원료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확인 가능성의 차이입니다.
둘째, 내 알레르기와 맞는가.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가 검사로 확인됐다면 삼백초추출물이 눈에 띕니다. 증상 설문뿐 아니라 혈액 속 진드기 항체와 염증 물질까지 내려갔다고 보고한 유일한 원료입니다.
셋째, 먹기 편한가. 4~6주를 채워야 하는 카테고리라 계속 먹을 수 있는 형태가 중요합니다. 삼백초추출물은 하루 2정, 유산균은 스틱 1포로 끝납니다. 쑥부쟁이는 2g을 두 번에 나눠 먹어야 하고, 어린도두꼬투리는 하루 3정입니다.
임상 기간이 짧게는 4주, 길게는 6주였습니다. 2주 먹고 "효과 없네" 하는 건 시험 설계와 맞지 않고, 반대로 6주를 넘겼는데 아무 변화가 없으면 그때는 다시 생각할 근거가 생깁니다.
계절. 비염은 계절과 미세먼지에 따라 저절로 좋아지거나 나빠집니다. 봄에 시작해 여름에 좋아진 걸 원료 덕으로 착각하기 쉽고, 가을에 시작해 겨울에 심해진 걸 원료 탓으로 돌리기도 쉽습니다. 임상시험에 가짜약 그룹을 두는 이유가 정확히 이겁니다.
기억은 왜곡됩니다. 임상 참여자들은 아침·저녁으로 네 증상에 점수를 매겨 일기에 적었습니다.
임상 참여자가 했던 걸 그대로 하세요. 먹기 시작하기 전 일주일 동안, 아침·저녁으로 콧물·코막힘·재채기·코가려움을 각각 0~3점으로 매겨 적어두는 것입니다. 합계의 평균이 내 기준선이 됩니다. 4~6주 뒤 같은 방식으로 매겨보면 광고 문구나 기분이 아니라 내 점수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휴대폰 메모 한 줄이면 됩니다.
약을 대신하는 물건은 아닙니다. 급하면 먹는 알레르기약, 심하면 뿌리는 약이 훨씬 빠르고 큽니다. 이 원료들이 자리를 잡는 곳은 증상은 가벼운데 1년 내내 이어지고, 매일 약을 먹기는 부담스러운 구간입니다.
기대치는 작게 잡으세요. 12점 만점에서 가짜약보다 1점 안쪽, 그중에서도 콧물과 코막힘 쪽입니다. 재채기와 코가려움은 가짜약과 구별되지 않았습니다. 4~6주를 채우고, 시작 전 일주일 점수를 기록해두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고를 때는 숫자가 공개된 원료부터 봅니다. 지금은 NVP1703이 유일하고, 진드기 알레르기가 확인됐다면 삼백초추출물이 함께 볼 만합니다. 어린도두꼬투리추출물은 결과가 나오면 그때 다시 볼 원료입니다.
이 글은 원료 단위의 공개 자료 정리이며, 특정 제품의 효과 보증이나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건강기능식품은 비염 치료제가 아니고 처방받은 약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코막힘으로 수면이나 호흡이 방해될 정도, 한쪽 코만 막히는 경우, 코피나 후각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 증상이 몇 주 이상 계속되는 경우는 이비인후과 진료가 먼저입니다. 임신·수유 중이거나 어린이는 네 원료 모두 섭취 대상이 아니고, 알레르기 체질을 포함해 특정 질환이 있다면 섭취에 주의하라는 문구가 인정 조건에 붙어 있습니다. 다른 약을 복용 중이라면 섭취 전 약사·의사와 상담하세요.
여기까지가 실용 편입니다. 아래는 위 내용의 근거를 숫자로 뜯어본 부분입니다.
비염 임상 기사를 읽다 보면 점수가 여기저기 나오는데, 성격이 다른 숫자가 섞여 있습니다. 구분해두면 광고 문구가 다르게 읽힙니다.
| 숫자의 종류 | 무슨 뜻인가 | 예시 | 주의점 |
|---|---|---|---|
| ① 총점 지금 내 점수 |
0~12점 사이의 절대값. 시험 참가 조건으로 쓰입니다 | 어린도두꼬투리추출물 임상은 총점 4점 이상인 사람만 모집 | 이 숫자 자체는 효과와 무관합니다. 참가 자격일 뿐 |
| ② 먹기 전 대비 변화 내려간 폭 |
먹기 전 점수에서 몇 점 내려갔는지. 가짜약을 먹은 쪽도 내려갑니다 | NVP1703 시험 4주 뒤 — 원료 먹은 쪽 −1.69점, 가짜약 먹은 쪽 −0.64점 |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가짜약도 내려간 만큼은 원료의 공이 아닙니다 |
| ③ 가짜약 대비 차이 실제 성적 |
②에서 가짜약 쪽 변화를 뺀 값. 이게 그 원료나 약의 순수한 성적입니다 | NVP1703 = 1.69 − 0.64 = 1.05점 | 이 글에서 가짜약 대비 표시가 붙은 숫자가 전부 이겁니다 |
| ④ 약과 약의 차이 둘 중 어느 쪽이 나은가 |
둘 다 효과가 있는 약을 맞붙였을 때의 차이 | 나잘스테로이드가 먹는 알레르기약보다 0.86점 더 좋음 | ③과 같은 줄에 놓으면 안 됩니다. 출발점이 다른 숫자입니다 |
예를 들어 쑥부쟁이추출분말 쪽에는 "재채기 60%, 콧물 58%, 코막힘 53% 개선"이라는 숫자가 돌아다니는데, 이게 위 표의 ②번인지 ③번인지가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②번이라면 가짜약을 먹어도 나타나는 몫이 그대로 섞여 있는 숫자입니다. NVP1703 시험에서 가짜약 그룹도 0.64점 내려갔다는 걸 떠올리면, 이 구분이 왜 중요한지 바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쑥부쟁이 쪽 %는 판단을 보류하고, 5장 표에도 숫자를 싣지 않았습니다.
| 원료 | 누가 참여했나 | 인원 | 얼마나 · 얼마 동안 | 확인된 결과 | 근거를 볼 수 있나 |
|---|---|---|---|---|---|
| L. plantarum IM76 + B. longum IM55 복합물(NVP1703) 엔비피헬스케어 · 제2019-28호 |
성인 남녀 19~65세 연중 지속되는 알레르기 비염 + 별도 소아 임상(6~19세) |
성인 95명 시험 47 / 위약 48 |
100억 CFU 하루 1포 · 4주 |
TNSS 유의RCAT 유의 TNSS 1·3·4주 모두 위약 대비 유의(p=0.033/0.031/0.029). 4주 시점 −1.69점 vs 위약 −0.64점 단 네 증상 중 콧물·코막힘만 유의, 재채기·코가려움은 아님 진드기 특이 IgE, 혈청 IL-10 변화 보고 |
국제 학술지 전문 공개 성인·소아 두 편 |
| 삼백초추출물 LHF618 · 위랩 · 제2023-31호 |
알레르기 비염 증상자 세부 조건 미확인 |
미확인 | 450 mg 하루 1회 2정 · 기간 미확인 |
TNSS 총점코가려움재채기코막힘RCAT 대조군 대비 개선. 혈액 집먼지진드기 특이 IgE와 요중 류코트리엔 유의 감소, 나무 꽃가루 피부반응 유의 감소 |
회사 공식 자료 동물시험은 SCI 논문, 인체시험 논문은 미확인 |
| 쑥부쟁이추출분말 국립농업과학원 · 제2019-13호 |
알레르기 비염 증상자 순천향대와 공동 수행 |
48명 | 2 g 1 g씩 하루 2회 · 6주 |
콧물코가려움콧물 목뒤넘김 유의 감소. 혈중 IFN-γ·PGE2 변화 수면·피로감·집중력·두통 항목도 평가 |
학술지 게재 + 보도 Journal of Functional Foods 2017 등 |
| 어린도두꼬투리추출물 대상웰라이프 제2025-60호 고려대 세종산학협력단 제2025-61호 국립식량과학원 제2025-62호 |
성인 남녀 19~65세 연중 알레르기원 코 증상, 총비증상점수 4점 이상 비염 치료 안 받기로 동의 |
미확인 | 1 g 하루 3정 · 6주 단국대병원 단일기관 |
TNSS 평균 감소코막힘·콧물RQLQ 보도자료 표현이 "개선되는 경향"이라 통계적 유의성 도달 여부가 불명확. 삶의 질 설문(RQLQ)에서는 코막힘·콧물·재채기·콧물목뒤넘김 개선 |
결과 논문 미확인 시험 설계는 특허 명세서로 확인, 결과는 보도자료 수준 |
근거가 가장 두텁고 확인 가능한 건 NVP1703입니다. 성인 95명의 4주 시험이 국제 학술지에 실려 있고 주차별 점수까지 공개돼 있으며, 소아·청소년 대상 별도 임상도 따로 발표돼 있습니다. 측정한 면역 지표가 가장 다양한 건 삼백초추출물입니다 — 증상 점수만이 아니라 진드기 특이 IgE, 요중 류코트리엔, 꽃가루 피부반응까지 움직였습니다. 다만 인체시험 논문 자체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최근에 인정된 어린도두꼬투리추출물은 아직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설계는 특허 명세서로 확인되지만, 성적표는 "개선되는 경향"이라는 보도자료 문장뿐입니다.
임상 보도자료에서 "유의하게 감소했다"와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다른 말입니다. 앞은 통계적으로 우연이 아님을 통과했다는 뜻이고, 뒤는 숫자가 그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통과했다고 단정하지 않는 표현입니다. 물론 인정을 받았으니 심사 기준은 충족했을 텐데, 어느 지표가 어느 수준으로 통과했는지는 결과가 공개되기 전까지 알 수 없습니다. 보도자료에서 이 두 표현을 구별해 읽는 것만으로도 걸러지는 게 많습니다.
2장 막대그림에서 건강기능식품 쪽 막대와 뿌리는 약 막대가 비슷해 보였습니다. 그 숫자를 그대로 겹치면 안 되는 이유를 네 가지로 정리합니다. 근거가 가장 잘 공개된 NVP1703 시험을 예로 씁니다.
유산균을 먹은 쪽은 8.09점에서 시작했고 가짜약 쪽은 7.55점에서 시작했습니다. 무작위로 나눴는데도 0.54점 어긋난 겁니다. 증상별로 보면 콧물 점수는 시작부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달랐습니다(2.29 대 2.03).
이게 왜 문제냐면, 점수가 높은 쪽은 내려갈 여지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원래 점수가 높은 집단은 아무것도 안 해도 다음 측정에서 평균 쪽으로 내려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 임상시험은 보통 출발점을 계산에 넣어 보정합니다. 그런데 이 논문은 다른 지표(RCAT, 혈액 지표)에는 보정을 했고 TNSS에는 하지 않았습니다. 내려간 폭을 그냥 단순 비교했습니다. 나잘스테로이드 시험은 보정을 했습니다.
실제 끝 점수로 보면 그림이 훨씬 소박합니다. 유산균 6.40점, 가짜약 6.90점 — 차이 0.50점. 1.05점이 아닙니다. 어느 계산이 맞는지는 통계학자가 다툴 문제이지만, 소비자가 알아야 할 건 "1.05점"이 가장 후하게 계산한 값이라는 사실입니다.
| 증상 | 가짜약 대비 유의했나 | p값 |
|---|---|---|
| 콧물 | 유의 | 0.007 |
| 코막힘 | 유의 | 0.034 |
| 재채기 | 유의하지 않음 | 0.103 |
| 코가려움 | 유의하지 않음 | 0.641 |
총점이 움직인 건 사실상 콧물이 끌어올린 결과입니다. 그리고 콧물은 앞서 본 것처럼 시작 점수가 두 그룹에서 유의하게 달랐던 바로 그 증상입니다. 재채기와 코가려움은 가짜약과 구별되지 않았습니다. 참고로 나잘스테로이드는 네 증상을 모두 가짜약 대비 20% 이상 줄입니다.
성인 대상 분석 인원은 84명입니다. 이 규모에서 나온 1.05점이라는 값의 오차 범위는 대략 0.1점에서 2.0점에 걸쳐 있습니다. 즉 "거의 없음"부터 "꽤 큼"까지가 다 이 시험의 결과와 양립합니다. p값이 0.029로 겨우 통과선을 넘은 것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반면 나잘스테로이드의 숫자는 한 시험에 302명, 그리고 같은 결과가 수십 개 시험 수천 명에서 반복됐습니다. 점 하나의 크기가 비슷한 것과, 그 점을 믿을 수 있는 정도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유산균 쪽 결과는 성인에서 아직 다른 연구팀이 재현한 적이 없습니다.
유산균 시험은 "약 없이 증상을 견딜 수 있는 경증~중등도" 참가자만 모집했습니다. 논문 저자들이 한계로 직접 적어둔 내용이고, 이어서 이렇게 썼습니다 — "NVP1703이 기존 비염 치료제보다 나은 조절제라고 말할 수는 없다." 개발자 쪽 연구진이 논문에 스스로 적은 문장입니다.
또 하나. 이 시험은 참가자에게 비염 약을 쓰지 못하게 하고 진행했습니다. 3일 안에 항히스타민제를 먹은 사람, 2주 안에 스테로이드를 쓴 사람은 아예 제외했습니다. 그래서 약을 쓰면서 원료를 더 먹었을 때의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산균이 나잘스테로이드만큼 효과가 있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점 추정값이 우연히 비슷한 범위에 떨어졌을 뿐이고, 그 값은 출발점 보정을 하지 않은 후한 계산이며, 네 증상 중 둘만 움직였고, 84명 한 번의 시험이며, 증상이 가벼운 사람만 대상이었습니다.
확인된 내용은 이만큼입니다. 약을 쓰지 않는 경증~중등도 비염 성인에게 4주 먹였을 때, 콧물과 코막힘이 가짜약보다 조금 더 나아졌다. 이게 이 카테고리에서 가장 잘 정리된 근거이고, 나머지 세 원료는 이보다 확인 가능한 수준이 낮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이 일어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알레르기원(집먼지진드기·꽃가루)이 코 점막에 닿으면, 그 사람의 몸에 이미 만들어져 있던 IgE 항체가 알레르기원을 붙잡습니다. IgE는 점막에 있는 비만세포 표면에 붙어 있는데, 이 결합이 신호가 되어 비만세포가 터지면서 히스타민과 류코트리엔을 뿜습니다. 그러면 혈관이 넓어지고 점액이 쏟아지고 신경이 자극돼 재채기·콧물·코막힘·가려움이 나옵니다.
여기서 어디를 건드리는지가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가릅니다.
네 원료가 실제로 무엇을 어떻게 움직였는지는 각자 조금씩 다릅니다.
| 원료 | 작용 방식 | 실제로 움직인 것 |
|---|---|---|
| NVP1703 유산균 2종 복합 |
장에 도착한 균이 면역 조절 세포를 자극해 Th2 쪽으로 기울어진 균형을 되돌림. 진정 신호인 IL-10을 늘리는 경로 | 사람 — 진드기 특이 IgE, 혈청 IL-10 변화 동물 — 코 안 IL-4·IL-5 감소, IL-10·FOXp3 증가, 코 점막 손상 감소 |
| 삼백초추출물 LHF618 |
염증 매개 물질이 방출되는 단계를 억제 | 사람 — 진드기 특이 IgE 감소, 요중 류코트리엔 감소, 나무 꽃가루 피부반응 감소 → 증상 점수만이 아니라 검사 지표까지 움직인 유일한 원료 |
| 쑥부쟁이추출분말 | 알레르기 매개 물질 생성 자체를 줄이는 방향 | 사람 — 혈중 IFN-γ, PGE2 변화 동물 — IgE 55% 감소, 히스타민 75% 감소, 아나필락시스 생존율 개선 |
| 어린도두꼬투리추출물 지표성분 D-피니톨 |
염증 스위치인 NF-κB 경로를 끄는 방향. 도두콩이 아니라 어린 꼬투리를 쓴 이유가 피니톨 함량 차이 | 사람 — 결과 미공개 세포 — 산화질소 생성 58% 억제, iNOS 36%·COX-2 22% 감소, IFN-γ 94% 증가 동물 — 히스타민·IgE 유의 감소 (양성대조는 스테로이드인 덱사메타손) |
세포·동물 수치는 사람에서의 효과 크기가 아닙니다. "왜 그럴 수 있는가"를 설명하는 자료이고, 사람에서의 성적은 2·8장이 담당합니다.
지표성분은 "이 성분이 효과를 낸다"가 아니라 "이 원료가 진짜 그 원료임을 확인하는 기준"입니다. 소비자가 이 숫자를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일반 식품과 인정 원료를 구별하는 단서로는 쓸모가 있습니다.
| 원료 | 업체 · 인정번호 | 원재료 | 지표성분 |
|---|---|---|---|
| NVP1703 | 엔비피헬스케어 제2019-28호 |
L. plantarum IM76(김치 유래) + B. longum IM55(사람 장 유래) | 균수(CFU) 유산균은 균 자체가 기준 |
| 삼백초추출물 LHF618 |
위랩 제2023-31호 |
삼백초(Saururus chinensis) 국내 자생, 5년·10억원 3개 대학 공동연구 |
미확인 |
| 쑥부쟁이추출분말 | 국립농업과학원 제2019-13호 순천향대 공동 임상 |
쑥부쟁이(Aster yomena) 국화과 다년생, 국내 고유 나물 |
루틴 3.68 mg/g 표시량의 80~120% 규격 |
| 어린도두꼬투리추출물 | 대상웰라이프 제2025-60호 고려대 세종산학협력단 제2025-61호 국립식량과학원 제2025-62호 |
도두(작두콩, Canavalia gladiata)의 미성숙 꼬투리 30% 주정 추출 |
D-피니톨 특허 기재 기준. 꼬투리 41.45 mg/g으로 콩(34.87)보다 약 19% 높음 — 콩 대신 어린 꼬투리를 쓴 이유 |
"미확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공개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원료명이나 식물 종에서 지표성분을 추정해 채워 넣지 않았습니다.
이 표에서 한 가지가 눈에 띕니다. 네 원료 중 셋이 국내 자생 식물이거나 국내 발효식품 유래이고, 개발 주체도 국립농업과학원·국립식량과학원·고려대 세종산학협력단처럼 공공 연구기관이 많습니다. 국가 R&D로 소재를 발굴하고 기업이 기술이전받아 인정 절차를 밟는 구조인데, 어린도두꼬투리추출물이 세 기관 이름으로 각각 인정된 것도 그 결과입니다. 소비자에게는 같은 원료가 여러 업체 제품으로 나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뒷면 원료명과 인정번호로 어느 원료가 든 제품인지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