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품이 하나같이 100억에서 멈추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위의 숫자는 다른 것을 세고 있어요.
2026.07 · 식약처 고시 · 한국소비자원 조사 기준 · 읽는 데 13분
30초 요약
국내 유산균의 보장균수는 100억이 천장입니다. 넘으려면 별도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광고는 투입균수로 숫자를 키웁니다. 제조사는 보장균수의 5~6배를 넣습니다.
숫자보다 어떤 균주인지가 효과를 결정하는데, 균주명을 적지 않는 제품이 늘고 있습니다.
STEP 1
100억이라는 천장
유산균 제품을 여러 개 보다 보면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죄다 100억입니다. 우연이 아니라 규정입니다.
100억은 “충분한 양”이라서 정한 숫자가 아니라 고시형 원료에 허용된 상한입니다. 그 위를 원하면 균주 조합 자체를 개별 심사받아야 하고, 그 과정이 오래 걸리고 비쌉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제품이 천장에 붙어 있습니다.
STEP 2
숫자가 세 개입니다
천장이 있는데도 “500억”, “1000억” 같은 문구가 보이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세는 시점이 다른 세 개의 숫자가 존재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은 보장균수를 표시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반면 해외 제품에는 이 규정이 없어 투입균수를 적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구 제품의 큰 숫자와 국내 제품의 100억을 나란히 두고 비교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라벨에서 볼 것
뒷면 [영양·기능 정보]에 적힌 숫자가 보장균수입니다. 앞면의 큰 숫자 옆에 “투입”이라는 글자가 붙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그 한 글자가 5배 차이를 만듭니다.
STEP 3
“19종 함유”의 실제 모습
숫자 경쟁의 두 번째 전선은 균종 수입니다. 그런데 한국소비자원이 실제로 뜯어봤더니 표시와 내용물이 달랐습니다.
균종 수는 품질 지표가 아닙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가 균종 수가 많은 제품을 고품질로 오인할 우려가 크다며, 균종별 함량을 확인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가지 더바실러스 코아귤런스라는 균이 부원료로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포자를 만들어 열과 산에 죽지 않아 유통 중에도 균수가 잘 줄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균이 유산을 만들어서 공인 검사법에서 유산균으로 함께 계수된다는 점입니다. 100억이라는 숫자 안에 유산균이 아닌 것이 섞여 들어갈 수 있습니다.
STEP 4
균주명을 왜 안 적을까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는 종(species)이 아니라 균주(strain) 단위로 결정됩니다. 같은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라도 균주가 다르면 다른 물질입니다. 그래서 임상시험은 언제나 균주 단위로 이뤄집니다.
예전에는 라벨에 균주명과 균주별 함량이 적혀 있었습니다. 지금은 “프로바이오틱스 100억 CFU”로만 적고 넘어가는 제품이 많습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표시 의무가 아닙니다고시형 원료를 쓰면 라벨에는 “프로바이오틱스”라고만 적어도 규정을 충족합니다. 19종 안에서 무엇을 썼는지 밝힐 의무가 없습니다.
원료를 바꿀 수 있습니다균주명을 적으면 그 균주에 묶입니다. 적지 않으면 원료 공급사나 균주 조합이 바뀌어도 라벨을 그대로 둘 수 있습니다. 단가와 수급 사정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셈입니다.
배합이 영업비밀입니다특허 균주나 자체 개발 조합을 쓰는 경우 구성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됩니다. 다만 이 논리는 내세울 균주가 있는 제품일수록 오히려 적극적으로 밝힌다는 점과 잘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전에서는균주명이 적혀 있는 제품이 정보를 더 준 제품입니다. LGG, BB-12처럼 이름 뒤에 알파벳과 숫자가 붙어 있으면 그 균주로 진행된 연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균주명이 없다면, 그 제품의 근거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균주의 출처가 김치인지 신생아 분변인지는 마케팅 요소에 가깝습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시험을 거쳤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STEP 5
균주 이름 읽는 법
균주명은 세 토막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구조만 알면 라벨이 갑자기 읽히기 시작합니다.
같은 종이라도 균주가 다르면 다른 물질입니다.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까지만 적힌 제품과 “람노서스 GG”라고 적힌 제품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뒤에 알파벳과 숫자가 붙어 있어야 근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름이 낯설다면
2020년에 유산균 분류 체계가 대대적으로 바뀌면서 Lactobacillus 상당수가 새 속으로 갈라졌습니다. 람노서스는 Lacticaseibacillus로, 플란타룸은 Lactiplantibacillus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라벨에 낯선 긴 이름이 보인다면 새 분류를 따른 것이고, 예전 이름을 그대로 쓰는 제품도 많습니다. 같은 균입니다.
STEP 6
고시형 19종은 어떤 균들인가
식약처가 장 건강 기능성 원료로 고시한 균은 다섯 개 속, 열아홉 개 종입니다. 이 안에서 골라 쓰면 개별 심사 없이 “프로바이오틱스”로 표시할 수 있습니다.
락토바실러스는 소장, 비피도박테리움은 대장이 주 무대입니다. 성인의 장에서는 비피더스가 유아기보다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배변 관련 목적이라면 비피더스가 실질적인 양으로 들어 있는지 볼 만합니다.
살리바리우스대장균과 살모넬라 증식을 억제합니다. 충치를 일으키는 스트렙토코커스 뮤탄스 억제에도 쓰입니다.
델브루키 불가리쿠스요거트의 대표 균입니다. 장에 정착하지 않고 지나갑니다. 메치니코프가 불가리아인의 장수 비결로 지목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헬베티쿠스혈압을 낮춘다는 주장이 오래 있었으나, 논쟁 끝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정리됐습니다.
STEP 7
업체가 내세우는 균주들
고시 19종은 종까지만 정해 놓았습니다. 그 안에서 어떤 균주를 쓰는지는 회사가 고릅니다. 그래서 잘 알려진 균주를 확보한 회사는 이름을 앞세웁니다.
균주
무엇으로 알려졌나
LGG 람노서스 GG
가장 많이 연구된 균주입니다. 항생제 관련 설사와 소아 급성 설사 쪽 자료가 두껍습니다. 이름이 붙은 제품이 많은 만큼, 실제 함량이 얼마인지도 함께 보세요.
BB-12 비피도박테리움 락티스
대장 쪽 대표 균주로 LGG와 짝을 이뤄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로타 카제이 시로타
발효유로 익숙한 균주입니다. 장 통과 생존성을 앞세웁니다.
로이테리 DSM 17938
영아 산통 관련 연구로 알려졌습니다. 아기용 액상 제품에서 자주 보입니다.
플란타룸 299v
과민성 장 증후군의 복부 팽만과 통증 쪽 자료가 있습니다.
드시모네 포뮬러 8종 혼합
국내 최초이자 오랫동안 유일하게 4,500억 보장균수로 개별인정을 받은 원료입니다. 여러 균주를 정해진 비율로 배합한 것 자체가 하나의 원료로 인정받았습니다.
국내 개별인정형 균주
체지방 감소, 피부, 질 건강 같은 기능성으로 개별인정을 받은 국내 균주들은 대개 회사 고유의 코드를 달고 있습니다. 알파벳 두세 자에 숫자가 붙은 형태입니다. 이런 균주는 그 기능성에 대해서만 인정받은 것이므로, 라벨에 적힌 기능성 문구와 내가 사려는 이유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STEP 8
19종 밖에 있는 균들
유익균이라고 광고되는데 고시 19종에는 없는 균들이 있습니다.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규제상 자리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낙산균 · 클로스트리디움 부티리쿰국내에는 미야리산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합니다. 1933년 일본에서 분리돼 지금도 처방 정장제로 쓰입니다. 유산균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둘 있습니다.
첫째, 스스로 아포를 만듭니다. 별도 코팅 없이도 위산·담즙산·소화효소를 견디고, 항생제에도 살아남습니다. 둘째, 혐기성이라 산소가 거의 없는 대장에서 일합니다. 그래서 대장 특화 프로바이오틱스로 불립니다.
하는 일은 낙산(부티르산)을 비롯한 단쇄지방산을 만드는 것입니다. 단쇄지방산은 대장 상피세포가 쓰는 에너지의 70%를 담당합니다. 다만 고시 19종에 포함되지 않아 국내에서는 건강기능식품의 “프로바이오틱스” 기능성으로 표시할 수 없습니다. 일반의약품 정장제이거나, 일반식품이거나, 별도 개별인정을 받은 원료입니다. 제품에 건강기능식품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세요.
바실러스 코아귤런스포자를 만들어 열과 산에 강한 균입니다. 국내에서는 식품으로만 등재돼 있고 고시 기능성 원료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제품에 들어가는 것은 부원료로 넣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짚은 대로 공인 검사법에서 유산균으로 함께 계수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사카로마이세스 불라디세균이 아니라 효모입니다. 그래서 항생제에 죽지 않아 항생제와 같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국내에서는 주로 의약품 쪽에 자리가 있습니다.
차세대 균주들아커만시아처럼 대사 건강과 연결돼 주목받는 균들이 있습니다. 연구는 활발하지만 국내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원료로는 아직 자리가 좁습니다. 광고 문구가 앞서가는 영역이니 건강기능식품 마크와 기능성 문구를 먼저 보세요.
정리하면고시 19종 안 = 별도 심사 없이 프로바이오틱스로 표시 가능. 밖에 있으면 개별인정을 받거나, 의약품이거나, 일반식품입니다. 셋 다 존재 이유가 있지만 같은 잣대로 비교하면 안 됩니다.
STEP 9
개별인정형이 여는 다른 문들
고시형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은 하나입니다. “유산균 증식 및 유해균 억제·배변활동 원활”. 장 이야기가 전부입니다. 그 밖의 기능성은 전부 개별인정을 따로 받은 것입니다.
기능성
구분
유산균 증식 · 유해균 억제 배변활동 원활
고시형 19종 균주로 만든 제품이 기본으로 갖는 기능성입니다.
면역과민반응에 의한 피부 상태 개선
개별인정형
코 상태 개선
개별인정형
갱년기 여성 건강
개별인정형
질 내 유익균 증식 · 유해균 억제
개별인정형
체지방 감소
개별인정형
그럼 실제로 어떤 균주들이 인정을 받았을까요. 기능성별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인정 기능성
원료 · 균주
장 건강 (고함량)
드시모네 포뮬러 · 8종 혼합 4,500억 보장균수로 인정받은 국내 최초 사례
체지방 감소
락토바실러스 복합물 HY7601 + KY1032 L. curvatus HY7601 + L. plantarum KY1032
락토바실러스 가세리 BNR17
피부 건강
프로바이오틱스 HY7714 피부 보습,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으로부터 피부 건강 유지
여성 질 건강
UREX 프로바이오틱스 리스펙타 프로바이오틱스
갱년기 여성 건강
락토바실러스 애시도필러스 YT1 (HU038)
면역 기능
L. 플란타룸 IM76 + B. 롱검 IM55 복합물 (NVP0703)
면역과민반응에 의한 피부 상태 개선 · 코 상태 개선
각각 별도 인정 원료가 있습니다. 라벨의 기능성 문구로 확인하세요.
이 목록은 바뀝니다
개별인정 원료는 계속 추가되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고시형으로 전환되기도 합니다. 지금 사려는 제품이 정말 인정을 받았는지는 식품안전나라에서 제품명이나 인정번호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광고에 “개별인정”이라고만 적혀 있고 인정번호가 없다면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값을 치를 만한가
소비자원 조사에서 프로바이오틱스의 1일 섭취량 기준 가격은 217원에서 1,533원까지 7배 넘게 벌어졌습니다. 개별인정형은 심사와 임상시험 비용이 가격에 반영돼 대개 비싼 쪽에 있습니다. 판단 기준은 단순합니다. 내가 사려는 이유가 개별인정을 받은 그 기능성과 일치하는가. 배변 활동이 목적이라면 고시형으로 충분하고, 여기에 웃돈을 얹을 이유는 없습니다. 반대로 개별인정을 받은 기능성이 정확히 내 상황이라면, 그 제품에만 근거가 있습니다.
오해 주의
개별인정형은 특정 기능성 하나를 추가로 인정받았다는 뜻이지,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체지방 감소로 인정받은 제품이 배변 활동에서 더 낫다는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STEP 10
식전인가 식후인가
가장 말이 많은 항목입니다. 양쪽 주장 모두 근거가 있고, 서로 다른 것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큰 차이가 아닙니다. 코팅이 제대로 된 제품이라면 타이밍의 영향은 줄어듭니다. 제품에 적힌 권장 시점을 따르되, 매일 같은 시간에 거르지 않는 쪽이 훨씬 중요합니다.
장용 코팅과 이중 코팅위산과 담즙을 견디도록 균 표면을 감싼 기술입니다. 코팅이 있으면 타이밍 논쟁의 실익이 줄어듭니다. 다만 코팅 여부보다 원래 산에 강한 균주를 쓰는 접근도 있어, 코팅 표기가 없다고 곧 단점은 아닙니다.
항생제와는 시간을 벌리세요항생제는 유익균도 같이 죽입니다. 최소 2시간 이상 간격을 두고, 항생제 복용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이어서 드세요.
최소 한 달은 봐야 합니다장내 미생물 구성이 바뀌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일주일 먹고 판단할 수 있는 성분이 아닙니다. 다만 배변 관련 변화는 비교적 빨리 나타나기도 합니다.
냉장 보관이 필요한 제품이 있습니다생균은 온도에 약합니다. 상온 보관이 가능하도록 만든 제품도 많지만, 표시를 따르세요. 특히 여름철 배송 중 방치나 차 안 보관은 균수를 크게 떨어뜨립니다.
처음 며칠 가스가 찰 수 있습니다적응 과정에서 흔합니다. 대개 1~2주면 가라앉습니다. 심한 복통이나 설사가 계속되면 중단하고 상의하세요.
제형에 따라 달라지는 것
제형
특징
캡슐 · 정제
공간이 좁아 균만 넣습니다. 프리바이오틱스가 든 경우가 드물어 가스에 민감한 사람에게 유리합니다. 장용 캡슐을 쓰면 코팅 없이도 위산을 통과합니다.
분말 스틱
부피 여유가 있어 올리고당과 부형제가 함께 들어갑니다. 물이나 음식에 타 먹기 쉬워 아이와 노인에게 적합합니다. 다만 당류와 열량을 확인하세요.
츄어블 · 젤리
맛을 내려면 당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간식으로 인식할 수 있어 보관 장소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액상 · 발효유
마시기 편하지만 균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당이 많은 경우가 흔합니다. 건강기능식품인지 일반 발효유인지부터 구분하세요.
원료사라는 변수
균주를 직접 개발하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세계적으로는 크리스찬한센, 듀폰·다니스코, UAS Labs 같은 곳이 근거 있는 균주를 보유하고 있고, 국내에도 자체 균주를 개발해 개별인정까지 받은 회사들이 있습니다. 다만 원료사 이름 자체가 품질을 보증하지는 않습니다. 같은 회사도 값싼 균주와 근거가 두꺼운 균주를 모두 팝니다. 결국 확인할 것은 어느 균주를 얼마나 넣었는가입니다.
STEP 11
프리 · 신 · 포스트 — 관계 정리
비슷한 이름이 계속 늘어납니다. 구조는 간단합니다.
가루형 제품에 올리고당이 들어 있는 것이 바로 프리바이오틱스입니다. 캡슐은 공간이 좁아 균만 넣지만, 분말 스틱은 부피 여유가 있어 먹이까지 함께 넣습니다. 가루가 달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균체는 어떤가
죽은 균체나 균의 배양 부산물을 쓰는 접근입니다. 살아있지 않으니 위산에 죽을 걱정이 없고 보관이 쉽다는 장점이 분명합니다. 다만 국내에서 프로바이오틱스로서의 기능성은 생균 기준으로 인정됩니다. 사균체 제품은 일반식품이거나 별도의 개별인정을 받은 원료입니다. 라벨의 건강기능식품 마크와 기능성 문구를 확인하세요.
STEP 12
프리바이오틱스 — 무엇을 먹이는가
프리바이오틱스는 내가 소화하지 못하고 대장까지 그대로 내려가는 탄수화물입니다. 소화가 안 된다는 성질이 곧 기능입니다. 위와 소장을 무사히 통과해야 대장의 균들에게 도착하니까요.
프리·프로·포스트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한 줄로 이어진 단계입니다. 먹이가 있어야 균이 일하고, 균이 일해야 부산물이 생깁니다. 프리바이오틱스 없이 균만 넣으면 손님만 초대하고 밥은 안 차린 셈입니다.
종류
특징과 역할
프락토올리고당 FOS · 이눌린 계열
가장 널리 쓰이는 프리바이오틱스입니다. 양파, 마늘, 바나나, 치커리에 들어 있습니다. 식약처 기능성은 “장내 유익균 증식 및 배변활동 원활”로, 프리바이오틱스 중 유익균 증식까지 문구에 담긴 드문 사례입니다.
갈락토올리고당 GOS
모유 올리고당과 구조가 비슷해 영유아 제품과 분유에 자주 쓰입니다. 비피더스균이 특히 잘 이용합니다.
자일로올리고당 XOS
적은 양으로도 작동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스가 덜 차는 편이라 민감한 사람에게 쓰입니다.
이소말토올리고당 · 대두올리고당 · 라피노스
단맛이 있어 감미료 역할을 겸합니다. 분말 스틱이 달게 느껴지는 이유의 상당 부분이 여기 있습니다.
이눌린 · 치커리추출물
사슬이 길어 대장 깊은 곳까지 도달합니다. 배변활동과 혈중 콜레스테롤 쪽 기능성을 가집니다.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
맛과 질감에 영향이 적어 널리 쓰입니다. 배변활동, 식후 혈당, 혈중 중성지질까지 여러 기능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차전자피 · 구아검가수분해물 폴리덱스트로스
물을 머금어 변의 부피를 늘리는 쪽입니다. 발효보다 물리적 작용이 큽니다.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합니다.
저항성전분 · 베타글루칸
식힌 밥이나 감자, 귀리에서 옵니다. 부티르산을 많이 만들어내는 쪽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루형의 함정
분말 스틱에 올리고당이 들어 있다고 해서 프리바이오틱스 기능성 함량을 채운 것은 아닙니다. 프락토올리고당이 기능성을 발휘하려면 하루 수 그램이 필요한데, 스틱 하나가 2g 안팎입니다. 그 안에 균과 부형제까지 들어 있으니 올리고당은 단맛과 증량 목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뒷면 [영양·기능 정보]에 올리고당이 기능성 원료로 별도 표시돼 있는지 확인하세요. 없다면 부원료입니다.
규제상 한 가지
식약처에는 “프리바이오틱스”라는 기능성 항목이 없습니다. 프락토올리고당, 이눌린,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이 각각 별개의 기능성 원료로 등록돼 있을 뿐입니다. 제품 앞면의 “프리바이오틱스”는 마케팅 용어이고, 실제 기능성은 뒷면의 원료명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가스가 심하다면
프리바이오틱스는 발효되면서 가스를 만듭니다. 적응 과정에서 흔하지만, 과민성 장 증후군이 있는 사람에게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런 성분들은 저포드맵 식단에서 제한하는 항목과 상당 부분 겹칩니다. 유산균을 먹고 배가 더 부풀었다면 균이 아니라 같이 든 올리고당 때문일 수 있습니다. 프리바이오틱스가 없는 캡슐형으로 바꿔보세요.
STEP 13
포스트바이오틱스 — 균이 남긴 것
균이 살아서 하는 일의 상당 부분은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결과물만 직접 먹으면 되지 않을까. 이 발상에서 나온 것이 포스트바이오틱스입니다.
성분
하는 일
단쇄지방산 아세트산 · 프로피온산 · 부티르산
가장 핵심입니다. 부티르산(낙산)은 대장 상피세포의 주 에너지원이고, 장 점막을 두껍게 하고 장 투과성을 낮춥니다. 아세트산과 프로피온산은 간과 전신 대사에 관여합니다.
박테리오신
균이 만드는 천연 항균 펩타이드입니다. 다른 유해균의 증식을 직접 억제합니다.
세포외다당류 EPS
균이 몸 밖으로 분비하는 당류입니다. 장 점막 보호와 면역 조절에 관여합니다.
세포벽 성분 펩티도글리칸 · 리포테이코산
균이 죽어 분해되면서 나옵니다. 면역세포가 인식하는 신호가 되어 면역 균형에 관여합니다. 사균체가 의미를 갖는 이유입니다.
사균체 열처리 균체
죽은 균 자체를 원료로 씁니다. 살아있지 않으니 보관이 쉽고, 위산에 죽을 걱정이 없고, 면역저하 상태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효소 · 비타민
균이 만드는 비타민K와 일부 비타민B군, 소화효소 등이 포함됩니다.
장단점이 뚜렷합니다장점은 안정성입니다. 생균처럼 유통 중 죽지 않으니 균수 감소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냉장 보관이나 코팅 기술도 덜 필요합니다. 단점은 지속성입니다. 살아있는 균은 장에서 계속 만들어내지만, 부산물을 직접 먹으면 그만큼만 들어옵니다.
국내 규제식약처에 “포스트바이오틱스”라는 기능성 항목도 없습니다. 고시형 프로바이오틱스의 기능성은 생균 기준으로 인정됩니다. 따라서 사균체나 배양 부산물을 내세운 제품은 별도의 개별인정을 받았거나,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입니다. 파란 건강기능식품 마크와 기능성 문구를 먼저 확인하세요. 마크가 없다면 그 제품의 문구는 기능성 심사를 거치지 않은 것입니다.
결론
왜 누구는 효과를 보고 누구는 못 보나
같은 제품을 먹어도 반응이 갈리는 것은 광고 탓만은 아닙니다.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이미 장에 살고 있는 미생물 구성이 다릅니다. 새로 들어온 균이 자리를 잡느냐는 기존 구성, 평소 식사, 장 운동 속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프로바이오틱스는 장에 영구히 정착하지 않습니다. 지나가면서 영향을 주고 빠져나갑니다. 끊으면 원래대로 돌아가는 이유입니다.
상황
기대할 만한가
항생제를 복용했거나 복용 중
근거가 가장 뚜렷한 쪽입니다. 항생제 관련 설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보고됩니다.
변비 · 배변이 불규칙
고시형의 기능성이 정확히 이 부분입니다. 다만 개인차가 큽니다.
과민성 장 증후군
균주에 따라 갈립니다. 근거가 있는 특정 균주가 있으므로 균주명을 확인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면역력 · 피로 개선
고시형의 기능성이 아닙니다. 해당 문구가 있다면 개별인정 여부를 확인하세요.
특별한 불편이 없음
굳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발효식품과 식이섬유가 더 나은 선택입니다.
먹고 더 불편해졌다면
드물지 않은 일입니다. 원인이 셋쯤 있습니다.
① 같이 든 올리고당이 발효되며 가스를 만들었을 수 있습니다. 캡슐형으로 바꿔보세요. ②소장에 세균이 과하게 자라 있는 상태라면 균을 더 넣는 것이 증상을 키울 수 있습니다. 복부 팽만이 식후에 심해지고 몇 주가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소화기내과에서 확인해볼 사안입니다. ③ 일부 균주는 히스타민을 만듭니다. 히스타민에 민감한 사람은 두통이나 홍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균주 구성이 다른 제품으로 바꿔보세요.
피해야 하는 경우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이거나, 항암치료 중이거나, 중심정맥관을 가지고 있거나, 중증 질환으로 입원 중이라면 살아있는 균을 넣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드물지만 균혈증 사례가 보고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아이에게 먹인다면유당이 빠진 제품을 고르세요. 유산균 배양에 우유 배지를 쓰는 경우가 있어 미량의 유당이 남을 수 있습니다.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면 유단백 표시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분말 스틱은 분유나 이유식에 타 먹이기 쉽지만 뜨거운 것에 타면 균이 죽습니다. 미지근하게 식힌 뒤 넣으세요.